칼럼 목차

팀 페리스와의 일문일답: 당신이 궁금했던 모든 것

이번 ‘In-Between-Isode’ 녹취문을 즐겨주세요

이번에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올드 스쿨 Q&A’ 형식으로 준비한 ‘In-Between-Isode’ 녹취문을 소개합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곧 출간될 저의 신작 THE NO BOOK의 프리뷰 독자—아주 소수지만 굉장히 내공 있는 분들로 이루어진 비공개 그룹—에게 받은 질문에 답했습니다. 이 커뮤니티는 현재 신규 회원을 받지 않지만, 책이 세상에 나가면 더 많은 분들께 문을 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어린 시절의 향수부터, 언젠가 내 아이들과 밖에서 꼭 해보고 싶은 놀이나 활동, 그리고 만약 (절대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제가 어떤 컬트 집단을 만든다면 어떤 ‘편한’ 제복을 고를지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AI와 어떻게 일하는지, 스토아 철학, 지금도 여전히 써먹는 4시간 업무법의 도구들, 그리고 그 밖에 정말 다양한 주제들이 이어집니다.

참고로 녹취록에는 가끔 오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워낙 에피소드 길이가 2시간을 훌쩍 넘기도 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체크하는 게 쉽지 않아서요. 즐겁게 감상해 주세요!

에피소드는 각종 팟캐스트 플랫폼에서 청취할 수 있습니다: Apple Podcasts, Spotify, Overcast, Podcast Addict, Pocket Casts, Castbox, YouTube Music, Amazon Music, Audible 등 편한 플랫폼에서 들어주세요. Q&A 영상은 YouTube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추억, 성공, ‘컬트’ 유니폼… 한바탕 솔직 토크

그럼, 바로 시작해볼까요?

첫 번째 질문은 Joseph님입니다. “가장 강하게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활동 세 가지는 무엇이고, 나중에 내 아이들과도 꼭 함께 하고 싶으신가요?” 이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묘하게도 답이 전부 밖에서 하는 활동이더군요. 제가 아주 어릴 때, 집 형편이 넉넉지 않아 매번 닭다리와 티비디너로 끼니를 때웠는데, 어머니와 식사 후 남은 닭다리 뼈에 남은 살점을 그냥 버리지 않고, 베이로 가서 작은 부두 끝에 그 닭뼈를 매달아 게를 잡으러 간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게를 잡고, 관찰하는 그 짜릿함이 어릴 때 저에겐 최고였죠.

엄마가 잘 챙겨주셨던 또 하나의 기억: 자주 바닷가에 데려가셨는데요, 그곳 모래에는 자석에 반응하는 검은 모래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마그넷으로 모래를 모아 메이슨자에 채워 놓고 다양한 자석으로 갖고 놀곤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건 버몬트 주에서의 캠핑이었습니다. 매년 버몬트에 있는 캠프장에 가서 친구들과 폭포에서 뛰어내리기도 하고—물론, 어릴 때는 그게 천 피트처럼 느껴졌지만, 지금 생각하면 15~20피트 쯤 됐겠죠—자연과 어울렸던 시간이 정말 소중한 추억입니다.

다음 질문은 Jeff님. “성공에 관해 스스로 진실하다고 생각하지만, 지금까지 공개적으로—혹은 강연에서도—입 밖에 낸 적 없는 생각이 있다면?” 처음 떠오른 답은, 사실 ‘사치스러운 고민’처럼 들릴까봐 얼마간 망설여졌던 이야기이긴 합니다. 미국이 성공한 사람의 고민에 울어줄 나라가 아니니까요. 제가 오랜 기간 여러 분야에서 ‘성공했다’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내린 결론은, 오히려 상당수의 사람들이 커리어‧재정 등에서 성공했다는 명확한 기준을 얻고 나면, 그 전보다 더욱 우울하거나 불안에 쉽게 빠지는 경향이 생긴다는 점이에요.

왜일까요?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에는 ‘성공만 하면 불면, 고민, 걱정거리—이런 것들이 전부 사라질 거’란 희망, 혹은 신념이라도 있거든요.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습니다. 또한, 달리는 기간에는 자신만의 미션, 목표가 있죠. “이만큼 돈을 벌거나, 인정받거나, 뭔가를 이루면…” 그런데 진짜 목표를 이루고 나면, 마치 경주용 그레이하운드가 트랙에 있는 토끼 인형을 잡아버린 것처럼, ‘그 다음엔 뭐하지?’ 라는 허탈감에 빠질 수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성공이란 게 기대만큼 모든 걸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점, 이걸 잘 아는 게 중요합니다. 성공을 좇는 길 위에서 미리 내면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명상이나 도구들을 익혀 두길 권하고 싶어요. 그게 진짜 성공의 ‘부작용’, 즉 심리적·존재론적 리스크에서 자신을 지켜낼 안전망이니까요.

뒤이어 온 질문: “지금까지의 삶을 바탕으로 종교를 만든다면, 세 가지 계율은 무엇이고, 컬트의 유니폼(복장)은?” 컬트는 만들 계획이 전혀(아마도!) 없지만, 만약 만든다면 아주 편한 초록색 잠옷으로 하겠어요. 초록이 제일 좋아하는 색이고, 저는 스타일보다 편안함을 더 중시하거든요. 실크로 할까 잠깐 고민했지만, 쓸데없는 사치 같으니 일단 보류로.

계명 세 가지를 꼽으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첫째, “움직임은 약이다(Movement is medicine).” 몸과 마음은 분리된 게 아니기 때문에 둘 다 함께 돌봐야 한다는 뜻이에요. 둘째, “자신을 구하려면, 자신 바깥을 도와라.” 자기계발이 오히려 자기 집착만 키울 때가 많습니다. 제 자신이나, 미국이나, 서유럽 등에서 개인주의가 극단적으로 강조되는 경향을 생각해보면, 내가 나한테만 몰입할수록 오히려 내 문제가 더 커진다고 느껴요. 물론 이타적인 일이 아니라 명상, 혹은 ‘나’라는 환상·분리감에 의문을 갖는 훈련 등 다양한 실행법이 있겠죠. 셋째, 공동체(혹은 컬트)를 운영한다면 “이러저러한 불만이나 바람이 있으면, 꼭 직접 말하기.” 불만이나 바람을 돌려서 얘기하지 말고, 서로 눈치만 보며 문제를 키우지 말았음 해요. 극도로 사소한 건 그냥 넘어가는 성숙함도 필요하겠고요. 솔직하고 분명하게 의사표현하기, 이게 세 번째 계명입니다.

창작, 기술, 효율, 비효율—그리고 선택의 기술

“수년이 걸릴 수도 있는 대형 프로젝트(예: 소설, 영화)를 진행할 때 어떻게 접근하나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구조’입니다. 최대한 명확한 구조, 그리고 물리적으로 옮겨보고 조정할 수 있는 감각이 중요해요. 예전엔 인덱스카드(색인카드)를 벽에 붙이거나 바닥에 펼쳐두고, 아이디어 순서와 구조를 머릿속에 유연하게 그려보곤 했습니다. 요즘은 Scrivener 소프트웨어가 가장 유용하더군요. 특히 지금 작업 중인 ‘No Book’처럼 실험적인 책 작업에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하지만 업계 대부분은 아직도 Word나 구글독스를 써서 약간 고군분투 중이지만요).

“The No Book 커뮤니티(‘True Fans preview community’)가 책에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줬나요? 마케팅용이었나요?” 다시 한다 해도 똑같이 할 겁니다. 철저히 내용 개선을 위한 목적입니다. 마케팅이나 참여 유도는 관심 없습니다. 실제로 AI를 활용하는 부분은 ‘완전히 빈 페이지’에서 집필하는 게 아니라, 피드백을 진단하고 패턴을 파악하는 데 집중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 명의 리딩 피드백을 챕터별로 AI에 집어넣어, 유지/삭제에 대한 합치를 파악하거나 패턴을 뽑아내는 데 쓰는 식이죠. 요즘 AI 모델들의 발전이 정말 희박량합니다.

하지만 AI가 대신 글을 써주길 바라진 않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예요. 첫째, 제 사고력—특히 ‘창조적 글쓰기-종합하기’ 능력이 약화되길 원치 않기 때문이죠. 구글맵, 전화번호 기억 안 하는 현상처럼 쓰지 않으면 잃어버리는 능력들이 있잖아요. 그리고, 아이를 둔다면 무엇을 배우게 할 거냐는 질문엔 망설임 없이 ‘글쓰기’라고 답할 겁니다. 생각을 정제하고, 더 나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가장 좋은 훈련이 바로 글쓰기거든요. 그동안 팟캐스트를 발전시키려고, Inside the Actors Studio 출신 리서처·프로듀서를 섭외해 제 대본을 분석하고 피드백 받은 경험에서도 그걸 뼈저리게 느꼈어요. 결국 ‘잘 쓰는 것’이 곧 ‘잘 질문하는 것’이고, 이는 앞으로 AI 활용 능력과도 직결됩니다.

“내 모든 성공은 내 전략 덕분인가, 아니면 전략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것일까?” 글쎄요, 둘 다인 것 같습니다. 경계를 늦추지 않으려는 성향이 약점이 될 때도 많았지만, 4시간 업무법에서 언급한 핵심 원칙들(80/20, 파킨슨 법칙, 두려움 설정 등)은 여전히 삶의 여러 영역에서 적용되고 있습니다.

비효율의 미학, 그리고 관계—딱 ‘한 가지’에 몰입하기

“당신은 가장 효율을 추구하는 사람인데, 예측불가한 변수(교통체증, 공항지연 등)는 어떻게 대처합니까?” 의외로 이런 문제는 잘 신경 쓰지 않게 됐어요. 진짜 스트레스받는 건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예: 바텐더가 슬쩍 권한 술 한 잔이 72달러였던 어이없는 일!)입니다. 이런 ‘사람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는 아직도 공부가 필요한 숙제지만, 외부적 변수엔 완전히 스토아 철학(스토이시즘)적으로 접근합니다.

효율성을 항상 강조하는 반면, 아주 의도적으로 ‘비효율’을 선택하는 순간도 많습니다. 명상, 반려견과의 시간, 서정시 읽기, 소설 오디오북 듣기까지. 중요한 건 “무엇을 효율적으로 하느냐”이지, ‘얼마나’ 효율적이냐가 아닙니다. 만약 제가 한 주 동안 하는 일을 몰래카메라로 지켜보신다면, 정말 비효율적이라고 혀를 내두르실지도 몰라요. 하지만 딱 두세 가지, 진짜 의미 있는 일에 집중할 땐 완벽하게 몰입합니다. 4시간 업무법의 원칙처럼 “무엇을 하느냐가 돈을 어떻게 하느냐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믿음은 여전합니다.

관계, 일 중독, 진정한 휴식에 관하여

“진정한 일 중독자에게 주변인이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요?” 최근 팟캐스트에서도 다뤘던 Terry Real의 책 I Don’t Want to Talk About It을 추천하고 싶어요. 누군가가 일 중독이나 지나친 강박에 빠져 있다면, 그 밑에 우울이 숨겨져 있지 않은지 신중히 살펴야 합니다. 무엇을 없앤 뒤 그 자리를 대체할 만한 ‘안전망’이 없다면, 오히려 더 깊은 위기에 빠질 수 있거든요. 상대방을 돕고 싶다면, 대안이나 지원 체제가 마련되어 있는지 꼭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새로운 프로젝트, 언제 공개하나요?” 저는 보통 최대한 늦게, 정말 끝에 가서야 공개합니다. 초반에 마케팅이나 PR에 신경 쓰기 시작하면, 정작 가장 중요한 ‘컨텐츠 완성’이 뒷전이 되기 쉬워서죠. 늘 내 질문은 “만약 마케팅/PR을 하나도 못 한다면, 이 책(또는 제품)을 딱 1,000명에게만 줄 수 있다면, 그 1,000명이 다른 사람에게 꼭 권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만들 수 있을까?”입니다. 바로 그게 진짜로 오랫동안 살아남는 책을 만드는 비결이라고 생각해요.

협업, 플랫폼, 스피리추얼리티—빌드업과 한 발 물러서기

파트너십이나 비즈니스 협상의 핵심은 ‘최악에 대비한 약속(이별 시나리오부터 세부적으로 합의)’입니다. 계약서 작성 과정은 절대로 “불신”에서가 아니라, 모두가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브레이크를 준비하는 차원이에요. “희망은 좋으나, 준비는 더 중요하다!”란 원칙을 덧붙이고 싶군요.

영성 분야에서 특히 관심 있는 것은 “환상과 망상 깨뜨리기”, 즉 직접경험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그걸 위해 각종 명상이나, The Way 앱같이 논리적으로 단계를 밟는 프로그램, 그리고 때론 시(詩)와 철학(Anthony de Mello의 Awareness)이 큰 힘이 되기도 합니다.

플랫폼과 알고리즘, 그리고 ‘오디언스 캡처(청중의 반응에 과하게 맞춰 스스로 길들여지는 현상)’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남들이 다 하는 일, 플랫폼이 시키는 룰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단, 때로 좀 느려도 한 발 뒤로 물러서 깊이 관찰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는 걸 요즘 실감합니다.

COCKPUNCH, COYOTE 게임과 4시간 업무법으로의 귀환

“COCKPUNCH(웹3 프로젝트 혹은 SF/판타지 세계관) 더 만들 생각 있나요?” 아마 앞으로 Legends of Varlata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발전시킬 수 있을 듯합니다. 실제로 피칭도 해보고, 완전히 새로운 애니메이션 영화 트레일러까지 머리에 그려 두었거든요. 물론 우선순위는 THE NO BOOK 완성이고,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벌이지 않으려 치열하게 고민 중입니다. 아울러 개발한 카드 게임 COYOTE 역시 ‘경계 걷기(boundary walking)’라는 제 삶의 화두와도 맞닿아 있지요. 장난기와 트릭스터의 즐거움, 그리고 심각함을 환기해 주는 게임, 각박한 세상에 그런 여유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시간 업무법의 툴 중 가장 자주 쓰는 건?” 80/20 법칙, 파킨슨 법칙, 두려움 세우기, 정의,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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